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전공 이○○

한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예비소집 때 넓은 잔디구장과 멋진 학교의 외관을 보며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느꼈던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남녀공학을 졸업한지라 남고에 대해 사납고 통제도 안 될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모두 제 선입견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를 따뜻한 환호와 함께 맞이해주었고, 수업 시연을 할 때도 자는 친구 한 명 없이 수업에 집중해 주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다가가고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기회가 된다면 환일고에 다시 돌아와 이 친구들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생실습에 있어서 가장 큰 부담은 아무래도 수업실습이었습니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야 했기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저하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많았습니다. 이에 어렵지 않은 내용과 재밌는 활동 위주의 수업을 구상하고자 노력했고, 다행히 학생들은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수업 후에 한 학생이 저에게 재밌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워주었는데, 주말 밤을 새우며 수업을 준비한 노력이 한순간에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속된 말로 ‘이 맛에 교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영어는 수준별로 분반 수업을 진행했는데 확실히 상반의 집중도나 호응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 구상도 하나의 숙제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수업 외에도 교사가 해야 하는 업무는 많았는데, 그중에서 등교지도, 중식 지도, 야자 감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말 안 듣는 학생이 있으면 어떻게 지도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알아서 규칙을 잘 지켜주어 따로 지도를 할 부분이 없었습니다. 특히 중식 지도를 할 때 코로나 예방수칙을 너무나 잘 지켜주어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환일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감동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일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물하고자 노력하는 학교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습 전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체육대회, 합창대회 등 재밌는 행사를 많이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환일고 학생들은 정말 축복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활짝 웃으며 운동장을 뛰노는 모습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 안에서 코로나 예방수칙 준수를 위해 애써주신 보건 선생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 인사와 함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실습을 2주만 진행하는 학교도 많은데 4주 동안이나 학교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그 기간 동안 많은 도움과 사랑을 주신 환일고등학교 선생님 모두와 학생들, 그리고 동료 교생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