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수학교육전공 김OO

환일의 품을 떠난 지 어느덧 7년째 되는 해를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졸업할 때 ‘한층 더 성장한 졸업생으로서 다시 돌아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품은 과거의 제가 세웠던 꿈을 이루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습니다. 익숙한 듯 어색한 만리동 고개를 오르며 느낀 벅찬 감정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뻤습니다. 헐떡이는 호흡 끝에 교문에 들어서고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뵐 때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집과 같은 아늑함이 저를 반겨줬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지나치실 때마다 파이팅이라는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힘차게 실습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육 실습생으로서 바라본 학교라는 공간은 학생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교생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생각하던 선생님들의 업무는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현직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하시는 선생님들을 통해 학생 때는 알지 못했던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만이 아닌 각종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업무, 학교 운영관련 업무 등 수 많은 시스템들에 의해 학교가 원활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업무를 맡으심에도 학생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서 수업을 하시고 학생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주시는 선생님들의 위상은 더더욱 높아보였습니다. 심지어 담임선생님들께서 반에 있는 모든 학생들 한 명 한 명 모두 신경을 쓰시며 어느 누구 한명에게도 치우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며 참된 교사란 주어진 업무에만 충실하거나 학생들만을 위해 힘을 쏟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서 충실해야한다고 느꼈습니다.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할 때는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저는 평상시에도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할 때 최대한 쉽고 익숙하게 알려주려 노력합니다. 듣는 이가 이해를 했는지 끝까지 확인하며 이해시키려합니다. 그러나 환일에서의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그보다 몇 발짝 더 나아가셨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 신경 써주시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참여형 수업을 지향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의 철저한 지도안과 이를 바탕으로 한 완벽한 수업들을 참관한 후에 직접 제가 지도안을 작성해보고 수업을 준비하였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빈틈없는 수업을 해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의 각 수준, 수업에서의 반응, 시간 내 적절한 분량의 수업 등 수많은 사항들을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노력 끝에 수업 시연을 끝마치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남은 실습기간동안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책에서는 배우지 못할 값진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생에 단 한번뿐인 교생실습을 환일고등학교에서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마주칠 때마다 항상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시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교과지도담당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짧은 4주였지만 너무나도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담당 학급이었던 1학년 4반 모든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2019년 4월 한 달 동안 쌓아온 귀중한 순간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