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 허OO

뒤늦게 하고 싶던 심리학 공부를 다시 하게 되면서 교직실습을 나오게 되어 걱정도 컸지만 아이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아이들은 때로 어른스러운 생각을 내비치기도 하고 속 깊은 이야기도 해서 나를 놀라게 했지만 역시 그 나이 또래의 귀여움을 지닌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었다. 이른 아침에 등교해서 졸리고 피곤해도 하루 일과를 성실히 수행해내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처음엔 수줍어하던 아이들도 어느 순간 먼저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며 너무 예쁘고, 부디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생각이 저절로 올라왔다.
학급 조회와 종례에 참여하고 야간 자율학습, 석식지도를 하며 교과지도만이 아닌 교사의 여러 역할에 대해 경험해 보는 시간도 신선했고, 선생님들이 정말 하는 일이 많고 다방면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겠다고 느껴졌다.
특히 아이들을 만나 개인상담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처음 보는 나를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세히 나눈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나의 청소년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오갔다. 그 시기의 고민들, 생각들...어른들이 보기엔 그 무게가 얼마나 큰지 모를 수도 있다. 작은 일도 크게 다가오기도 하는 민감한 시기에 아이들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상처를 입거나 확장된 경험을 할 때도 있다. 성장하는 과정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 내가 그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디 티끌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 간절한 만큼 오히려 담담하게 욕심 없이 아이들을 만나려 노력했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갈 주인공으로서 자율적으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담임학급반 아이들을 상담장면에서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3학년 친구들을 상담한 경험은 감사하고 소중했다. 또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정서행동특성검사 보조, MMPI검사 실시, 개인상담 실시, 대안교실 참여, 생명존중수업 진행 등 다양한 전문상담교사의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어서 힘들어도 값진 시간이었다.
심리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이 경제적 상황이나 환경적 문제로 상담 받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모든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가정 등에서 겪는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즉시 바로 학교에서 이야기하고 치유해갈 수 있고,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환일고등학교에는 이렇게 상담 선생님이 계셔서 아이들이 많은 힘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교과 선생님들과 각 교과 교생 선생님들의 수업시연 모습을 참관하는 것도 아주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다. 선생님들의 각양각색 다양한 수업을 보며 배우고 느끼는 점들이 참 많았다. 체계적으로 모든 일정과 계획을 관리하시고 준비하시며 교생 선생님들을 다독이고 이끌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